회고기(6) – 만남주선 업종으로 간편결제 도입하기 (절망적이나 방법은 있다)
이번 글에서는 결정사(만남주선 업종)에서
간편결제(PG사) 도입을 시도했던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의 PO로서 나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었고,
이 글 역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 도전의 기록이다.
결제를 만들기 위한 두 가지 방식
온라인 프로덕트에서 일반적으로 두 가지다.
1. 유저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결제를 유치
2. 유저에게 광고를 노출하고 광고비를 받음
우리 서비스는 첫 번째 방식, 즉 유저가 직접 돈을 지불하는 구조였고
그렇기 때문에 PG사 연동을 통한 간편결제는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간편 결제는 PG사와 카드사의 심사가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이 심사를 통과하기 매우 어려운 업종이 있다.
- 도박, 성인, 불법 금융 등의 명확한 불가 업종
- 만남주선, 헬스장 멤버십 등은 리스크 업종
불가 업종은 말 그대로, 간편결제 도입 자체가 불가한 업종이며
리스크 업종은 강도높은 심사/증빙 이후 도입이 가능하다
PG가입시 위험 업종 유형(참고)
https://faq.portone.io/6a3b9369-19ab-491b-822c-58d2f4a6fddf
만남 주선 업종(리스크업종)으로 PG사 간편결제 도입하기 (신청편)
1. 토스페이먼츠
결혼정보업으로 사업자 등록되어 있었고, 자격증 보유 및 업력도 충분했지만
토스(PG사 자체) 심사 과정에서 까다로운 증빙을 해야했다.
간신히 심사를 통과했지만, 결제 한도가 1회 10만 원으로 제한되어
결정사 멤버십 판매에 적합하지 않아 도입을 중단했다.
* 토스 도입이 성공한 줄 알았는데, 최종 단계에서 10만원 한도 통보를 받고, 크게 상심했던 기억이 있다. 다른 분들은 처음부터 복수의 서비스에 도입을 문의할 것을 추천한다
2. 카카오페이
유저 환경과 결제 UX 측면에서 토스 다음으로 매력적인 후보였다.
다만, 상담 단계에서 업종 코드 확인 후 바로 심사 불가 통보를 받았다.
토스보다도 더 보수적인 업종 제한 기준을 두고 운영 중이다.
카카오가 이제 스타트업 수준이 아닌, 대기업 반열에 올라 '안정적인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느낄 수 있던 대목이다.
(토스는 리스크 업종이라도 최대한 가입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카카오의 경우 얄짤없이 처음부터 짤)
3. 기타 PG사 (페이플, KG이니시스 등)
카카오페이와 동일하게 업종 불가 판정을 받아 계약 진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소규모 결정사의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PG사가 업종 제한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 듀오나 가연 같이 인지도가 높고 매출 단위가 큰 대형 업체는 예외일 가능성이 있다.
유명 소개팅앱의 결제 PG사는 다음과 같다(확인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틴더: 앱결제
더멤버스: 앱결제
W클럽: 페이플
언니의인맥: KG이니시스
페이플, KG이니시스를 사용하는 업종이 있지만
우리가 문의한다고 가맹이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다른 소개팅앱이 페이플/KG이니시스를 사용 중인 것을 보고
동일한 조건으로 문의했는데 가입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럼 우리같은 작은 스타트업, 리스크 업종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석적인 방식으로는 어려웠기에, 문제 해결 관점에서 가능한 대안을 선택했다.
다만 이 방법은 추천하기 어려우며, 명확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글 서두에 작성했듯이, 나는 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고 리스크를 감수했다.
실행 방법
1. 리스크 업종이 아닌 코드(예: 커뮤니티, 정보제공 등)로 사업자 등록
2. 해당 업종으로 PG사에 신청하고, 쇼핑몰 형태로 UI 구성
3. 심사 통과 후 실제 서비스 구성으로 전환
주의할 점
- PG사는 도메인 기준으로 결제를 허용하므로, 최초 등록 도메인을 유지해야 한다 (웹 기준)
- 계약이 일단 완료되면, PG사가 우리 사이트를 점검하는 경우가 사실상 없다. 다만 잦은 환불이나 민원 발생 시, 우리 사이트(도메인)이 리스크 업종에 해당함을 알게 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 적발 시 작게는 계약 위반으로 이한 해지부터 크게는 법적 분쟁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방법은 합법적이고 권장할만한 방법은 전혀 아니다. 다만, 프로젝트 기한이 정해진 상태에서 우선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모든 PG사에 컨택하는 것보다 빠르고 확률이 높은 방법이었으니까)
리스크 업종에 속한 기획자의 결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간이 많다면
모든 PG사에 동시에 문의하라. 운이 좋다면 제한 조건 내에서 계약 가능한 곳이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없다면
비리스크 업종으로 심사를 통과한 뒤, 실제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을 고려해봐라. 단, 이로 인한 모든 리스크는 전적으로 감수해야 한다.